전날 오후 1시. 알록달록 물감이 튀어 바닥이 너저분한 화실. 그안에서 한 여자가 홀로 캔버스를 다듬으며 그림을 그릴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녀는 무표정한 얼굴로 파레트에 물감을 짜내며 생각한다. 손가락으로 콧등을 가볍게 잡고 숨을 참아본다. 그녀의 버릇이다. '먼저 전화를 걸어볼까, 아니면 기다려 볼까?' 그리고 그녀 앞에 놓여있는 젯소가 칠해져 건조된 캔버스에 붓을 올렸다. 붓은 파란색으로 중형 캔버스 구석구석 꼼꼼하게 칠을 하고, 엄지손가락 크기만 한 불균형한 원 형태를 여러 원색으로 그리고 속까지 칠해 나갔다. 파란 바탕의 여러가지 색깔의 원들. 그녀는 원 안에 사람의 표정들을 하나하나 짙은 회색의 물감으로 그려본다. 우는 얼굴, 웃는 얼굴, 화가 난 얼굴, 그리고 평온한 얼굴들. 그 여자는 ..